번역(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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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방송탑에 용이 죽어 있다(今日も電波塔で龍が死んでいる) 번역
오늘도 방송탑에 용이 죽어 있다 오늘도 방송탑에 용이 죽어 있다. 창천을 꿰뚫을 듯한 방송탑에 걸린 채 절명한 용을 올려다보면, 또 인가, 하는 애처로운 생각이 든다. 아마, 숲이나 바다, 강이나 호수로 도망치는 게 늦었던가, 혹은 잘 도망치지 못했던가 둘 중 하나다. 도망친 곳도 결국 인간이 보호하는 땅이기에, 그런 용은――용 이외에도――많지 않다. 여름의 신음 소리 같은 매미 울음소리가 일대에 울려 퍼지고 있다. 용이나, 다른 환상의 생물들의 사체를 보는 것이 싫어져서 도심에서 벗어나 이 마을에 이사를 왔는데도, 시골에서 조금 도시에 가까운, 조금 발전한 정도인 이 마을에도 역시 용은 죽어 있다. 오히려, 도시에서보다도 큰 것들의 수가 많아서 우울해졌다. 어제는 새로 지어진 카페를 으스러뜨린 뿔이 달..
2022.08.30 -
미안해(ごめん) 번역
미안해 아내가 죽었다. 아직 25살이었다. 상태가 안 좋다고, 안 좋다고는 계속 말했지만, 설마 죽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수막염이라는 병인 듯하다. 사람은 이렇게도 간단히 죽는 것이구나. 그런 생각으로 상주를 맡았고, 그래서 장례식의 한창 때도 남의 일처럼 여겨졌다. 사실, 따지고 보면 남이다. 그러니 아내가 죽은 것이 딱히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한 가지, 귀찮은 일이 있다. 이제 겨우 4살이 됐을 뿐인 딸을 두고 떠나버린 것이, 아무래도 최악이다. 내가 딸을 돌봐야 하는 것일까? 꼬마를 돌보는 건 아내에게 전부 맡겼었다. 어떻게 키우면 좋을지, 더욱이,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조차 모르겠다. 장례식 때, 나는 먼젓번 일과 현 상황 등이 유난히 귀찮아져서, 안고 있던 아내의 영정을 땅에 내던졌다...
2022.08.16 -
호쿠로쿠비(黒子首,hockrockb) DIGLE MAGAZINE 인터뷰 번역
좋아하는 밴드인데 정보가 너~무 없어서 열심히 찾은 끝에 인터뷰를 발견했어요 ! 그 인터뷰 전문 일부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堀胃あげは 黒子首(hockrockb) 2018년 7월 결성된 3인조 밴드. 보컬/기타의 호리이 아게하, 베이스의 미토, 밴드의 다나카 소이히카루로 이루어진 그룹이다. 밴드 결성의 경위부터 묻고 싶습니다. 원래는 2인조 어쿠스틱 그룹이었다고? 아게하 : 네. 이전에는 2인조 어쿠스틱 유닛으로 활동했어요. 활동하다가 제가 만들고 싶은 곡은 어쿠스틱 기타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밴드를 결성했습니다. 그 밴드가 호쿠로쿠비인 것은 아니고, 무대 위에서 메론빵을 던지기도 하는 코믹 밴드로 먼저 활동했다고 하네요. 그것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며 ..
2022.07.19 -
아버지의 연못(父の池) 번역
아버지의 연못 사람이 꿈을 포기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화가가 되는 꿈을 포기한 이유, 그것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요? 단순히 재능이 없었다든가, 운이 나빴다든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저는 자신의 고집과 맞바꿔 꿈을 버린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는 게 좋았습니다. 특히 수채화로 그리는 풍경화가 특기였고, 학교의 그림 대회에서는 여러 번 상을 받았습니다. 언제부턴가 막연하게 '그림을 그려서 먹고살 수 있다면 좋겠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어, 부모님과 진로에 대해 얘기했을 때의 일입니다. 미대에 가고 싶다고 제가 말하니, 아버지는 맹렬히 노하셨습니다. '미대 같은 데에 가서 어쩌려는 거냐. 화가라도 될 셈이냐' 지금까지 제가 그림으로 ..
2022.07.15 -
후회만을 반복하고 있다. 이것은 병인가, 혹은 저주인가. (後悔ばかりを繰り返している。これは病か、はたまた呪いか。) 번역
후회만을 반복하고 있다. 이것은 병인가, 혹은 저주인가.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오늘도 그저 새하얀 천장을 계속 바라보고만 있다. 앉는 것조차도 귀찮아서, 침대 위에서 매일 계속 똑같이 누워 있는 자신을 비참하고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어째서 나는 이렇게나 나태하고 무기력한 인간이 되어버린 것일까. 이유를 따져보면 끝이 없을 듯한 기분이 들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그럴듯한 것은 전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일 것이다. ✳︎✳︎✳︎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는, 모든 것이 반짝이고 있었다. 지금같이 트위터에 하루 종일 틀어박혀서 똑같은 사회 부적응자의 군소리를 보고 안도하려 하는 일도 없었고, 인터넷 세계에서 시간을 허비 할바에 사람들이랑 어울리려고 하던 정도였다. 나는 원래 사교적인 사람이었던 것은 아니다. 본질..
2022.07.12 -
「시한부 3000자」(余命3000文字) 번역
시한부 3000자 '대단히 말씀드리기 어려운 말이지만, 당신의 남은 목숨은 앞으로 정확히 3000자입니다' 의사의 말에 나는 귀를 의심했다. 확인 차 한 번 더 물어보았지만, 의사는 역시 같은 말을 반복할 뿐이었다. '앞으로 몇 년 남았다고는 들어본 적 있습니다만……대체 그건 무슨 말인가요?' '말 그대로 입니다. 당신은 앞으로 3000자 밖에 살 수 없습니다. 3000자를 넘는 동시에 당신은 쓰러질 겁니다. 보세요, 잡담하는 사이에 200자나 써버렸어요' 나는 당황해서 황급히 입을 닫았다. '으음, 백 보 양보해서 제가 앞으로 3000자 밖에 살 수 없다고 쳐도, 치료법은……?' '치료 방법은 없습니다. 단, 대책은 존재합니다' '대책?' 의사는 안경을 치켜올리며 대답했다. '간단합니다. 당신의 남은 ..
2022.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