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생일파티에 아무도 오지 않았다」(娘の誕生日会に誰も来なかった) 번역

2022. 6. 15. 19:49소설가가 되자 번역

 

 

 

딸의 생일파티에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것은 딸이 10살의 생일을 맞이하기 수일 전의 일이었다.

 돌연 '생일파티를 하고 싶어' 라고 하는 딸의 말에, 나와 아내는 귀를 의심했다.

 원체 소심한 성격 탓에 친구가 적어서, 집에서 책을 읽으며 지내는 시간이 대부분이기에, 거의 밖에 놀러 가는 일도 없었다.

 나도 어린 시절에는 곧잘 책을 읽곤 했지만, 이렇게 열중하진 않았다.

 학교에 가는 것을 싫어하진 않는 듯해,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서고 있다.

 그러다가 친구 한두 명 생기겠지 하고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역시 걱정이 된다.

 형편이 될 때는 일을 빨리 끝내고 가족과의 시간을 만들어, 학교나 친구 일을 물어보기도 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괜찮아' 라던가, '그냥 뭐.' 라던가, 애매한 말 뿐이다.

 부모로서는 걱정이 안 될 수가 없다.

 그런 상황이었기에, 딸이 생일파티를 하고 싶다고 한 때엔 기뻤다. 반대할 이유가 없기에, 아내와 같이 전폭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아내는 딸과 함께 방을 꾸밀 물품을 사러 100엔 샵에 갔다. 나도 당일에 맞춰 휴가를 내어, 준비를 돕기로 했다. 초대장도 인원수에 맞춰 손수 준비했다.

 살고 있는 곳은 조그마한 아파트여서, 친구가 많이 오면 다 들어올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정말 사이 좋은 친구만 초대하라고 했다.

 딸은 알겠다는 대답만 할 뿐이었다.

 

 

 

 

 당일.

 나는 불안했다.

 혹시라도 아무도 생일파티에 얼굴을 비추지 않으면 어쩌나 불안해서 견딜 수 없었지만, 그 걱정은 기우에 그쳐, 같은 반 여자 아이가 5명이나 와 주었다.

 차례차례 집을 방문하는 소녀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마음속 깊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거실에 들어선 아이들은 각각 자리에 앉아, 주인공 석에 앉은 딸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준비해 온 선물을 받은 딸은 조금 기쁜 듯한 미소를 지었다.

 평소에 그다지 감정을 잘 내비치지 않았기에, 정말로 기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일파티는 아무 탈 없이 끝나, 마지막에는 모두 함께 유행하는 노래를 부르며 종료되었다. 가사가 적힌 카드도 아내가 사전에 준비해 둔 것이다.

 생일파티가 끝나고, 반 친구들은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딸은 그 아이들을 배웅하러 함께 집을 나섰다.

 남겨진 우리들은 한시름 놓은 기분으로 뒷처리를 했다.

 

   '아무도 안 올줄 알았어'

 

 라고 아내가 불쑥 중얼거려서, 그럴 리가 있겠냐고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

 같은 생각을 했다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할 수 없었다.

 

 

 

 

 

 그로부터……많은 날이 지났다.

 딸은 중학생이 되었다.

 변함없이 집에서 책을 읽으며 지내고, 한가하면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가며, 용돈은 만화나 소설에 쓰고 있었다.

 게임이나 TV 등에는 별로 흥미를 내비치지 않고, 인터넷에서 동영상 사이트 같은 것도 딱히 보지 않는다.

 완전히 책벌레가 되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그 이후에, 한 번도 생일파티를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집에 친구를 초대한 적도 그 이후로 전혀 없다.

 그런데도 매일 학교는 다니고 있고 성적도 썩 나쁘지 않다.

 학교에서의 일은 들려주지 않지만, 왕따 같은 문제는 겪고 있지 않은 듯하다. 가족과 밥을 먹을 때는 즐거운 듯이 말하고, 문제는 없어 보인다.

 중학교에 올라간 딸이 컴퓨터가 갖고 싶다고 했기에, 아내와 얘기하여 사주기로 했다.

 이상한 사이트를 보진 않나 주의하고는 있지만……과연 어떨까.

 딸도 그럴 나이고, 그런 사이트를 보고 싶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섣불리 캐물으면 미움받을지도 몰라'

 

 아내가 그렇게 말했기에, 컴퓨터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도 걱정이 되는 것은 걱정인 것이다.

 인터넷에는 이런저런 사람이 있기 때문에, 별난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면 좋겠다만……

 

 

 

 그날, 나는 잔업 때문에 귀가가 늦어져 막차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젊을 때는 회사에서 자는 것도 문제없었지만, 가족이 생기고는 그럴 수도 없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부득이한 사정이 없는 한은 반드시 귀가하기로 했다.

 

   '앗, 죄송합니다'

 

 역 앞의 혼잡한 길을 걷다가, 중년의 여성과 어깨가 부딪혀 버렸다. 가벼운 목례를 하고 떠나려는 찰나, 그 얼굴이 눈에 익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이 초등학생이던 때의 담임을 맡았던 여성이었다.

 

   '오랜만입니다. 딸이 신세를 졌습니다.'

   '저기……혹시……'

 

 아무래도 저쪽도 나를 기억하고 있는 듯해서, 꾸벅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녀가 '○○네 아버지신가요?' 라고 물어와서, '그렇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기억하고 있어 주셔서 기뻤다.

 

  '○○, 건강한가요?'

  '음……뭐, 변함없이 책만 읽고 있어요'

  '그렇구나……저기……

    아무래도 사죄하지 않으면 안될 게 있어요……'

 

 갑자기 심각한 듯한 얼굴을 하는 선생님.

 

   '사죄하지 않으면 안될 것, 이요?'

   '네……○○, 생일파티를 열었었죠'

   '아 네, 그렇죠'

 

 무언가 싫은 예감이 든다.

 그녀가 다음에 무엇을 말할까,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 생일파티, 하라고 말한 게 저였어요'

   '……네?'

   '아버님이 친구는 있는지 걱정하셔서,

     안심시켜 드리고 싶다고 ○○가 상담을 요청했어요.

       그래서……'

   '그랬습니까……'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다.

 걱정돼서 이것저것 너무 물어버려서, 딸이 신경을 쓰게 만들어 버렸다.

 

 그런데……이게 사죄할 만큼의 일인가?

 생일잔치에는 친구들도 제대로 와주었고, 딸에게 있어서 싫은 기억도 되지 않았을 터이다.

 그런데도……어째서……

 

   '그런데……어째서 사죄할 필요가 있습니까?

     친구들은 제대로 와주었는데요'

   '아니에요……제가 애들한테 부탁한 거예요'

   '……네?'

   '○○네 생일파티에 가 달라고 부탁했어요.

     반 아이들 중에서 부탁을 들어줄 만한 아이를 골라서'

   '그런…… '

 

 그녀의 말에 머리가 새하얘졌다.

 거듭 이어서 이런 말도 했다.

 

   '그 뒤에, ○○가 감사인사를 전해주러 왔어요.

     걔가……고맙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기뻐서 우는 줄 알았는데……'

 

 그 뒤의 말은 듣고 싶지 않았다.

 

   '모두, 자기와 친구가 되어주지 않았다고,

     자기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어서,

       생일파티가 끝나고 자기의 세계에서 떠나버렸다고.

         그렇게 말했어요……'

 

그 뒤, 그녀가 무엇을 말했는 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로부터 수일 후.

 나는 그 일을 아내에게 말할지 말지 고민했다.

 고민 끝에 모든 것을 말하기로 했다.

 

   '그랬구나……'

 아내는 애써 냉정히 행동하려 했으나, 이윽고 어깨를 떨며 뚝뚝 눈물을 흘렸다.

 나도 그 날의 일을 떠올리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딸과 함께 만든 초대장.

 밝은 분위기를 만드려 노력한 장식들.

 직접 만든 요리와 이름이 들어간 케이크.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특별했던 추억이 찰나에 빛이 바래서, 슬픔으로 변해버렸다.

 괴롭고, 고통스럽고, 슬프다.

 

 딸의 생일파티에 아무도 오지 않았다.

 

 적어도,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녀왔습니다~'

 

 거실에 딸이 들어와, 황급히 눈가를 닦았다.

 아내도 흐느낌을 애써 참으며 평소처럼 행동하려 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것일까, 딸은 고개를 갸웃하며 걱정되는 듯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괜찮아, 라고만 말하고, TV를 켜 얼버무렸다.

 

   '그렇구나……'

 

 딸은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했으나,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여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화면과 눈싸움을 하는 딸을 곁눈질하며, 나는 신문을 보며 마음을 달래려 했다.

 아내는 도망치듯이 주방에 가서, 아무 말 없이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있다.

 

   '저기……아빠'

 

 갑자기 딸이 말을 걸어왔다.

 

   '왜, 왜 그래'

   '나, 생일파티 하고 싶어'

   '……응?'

   '못 들었어?'

 

 딸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 생일파티 하고 싶다니까'

 

 

 

 

 그날, 나도 아내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때와 다르게, 전전긍긍한 마음으로 준비했다.

 

 장식은 최소한으로.

 그러나, 요리는 기합을 넣어서.

 

 딸은 상세하게 식단과 재료까지 지정해 왔다.

 대체 어떤 사람들이 올까 전혀 예상이 안 됐다.

 

 딸이 생일파티에 초대한 것은, 정체불명의 사람들이었다.

 

 사신 선생.

 동네 야구 거장.

 애   매.

 달빛 요정 고양이.

 폭주특급 999.

 사토 요코.

 

 제대로 된 이름의 사람이 한 명 밖에 없다.

 대체 뭐야 이 사람들!?

 

 딸에게 손님이 어떤 사람인지 물으면 자세히 알려주지만, 연령이나 성별 같은 건 물어봐도 애매하게만 말해준다.

 뭐든 다 비밀인 사람도 있다던가.

 의미를 알 수가 없다.

 

 처음에는 장난치는 것인 줄 알았으나, 딸은 진심이었다.

 진심으로 이 녀석들을 집에 부르려는 듯하다.

 

 도통 이해가 안되는 나와 아내였지만, 딸의 기분을 저버리면 안되기에, 딸이 말하는 대로 준비하기로 했다.

 초대장은 벌써 다 보냈다고.

 

 대체 우리 집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걱정이다, 걱정이야, 걱정된다……

 

 

 

    띵ー동.

 

 

 

 현관벨이 울렸다.

 오고야 만 것이다.

 

   '여……여보……'

 

 불안한 듯한 아내가 나를 바라봤다.

 마음을 굳게 먹고 현관으로 향했다.

 

   '네……'

 

 현관문을 여니 그곳에는, 정장을 입은 장신의 남성이 있었다.

 눈가가 오목하고 생기가 없다.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있다.

 넥타이가 애니메이션 캐릭터 무늬다.

 뭐야 이 녀석……

 

   '저……누구세요?'

   '사ㅅ……선생입니다……'

   '네?'

   '사신 선생입니다 ! '

 

 아무래도 이 남자가 사신 선생인 듯하다.

 이런 녀석을 집에 들이는 건가!?

 

 '아, 와 주셨군요 ! 들어오세요 !'

 

 집 안에서 딸이 뛰쳐나와서, 사신 선생 뭐시기를 집 안에 불러들였다.

 

   '아……저기……「민들레」님이세요?'

   '네 ! 맞아요 ! 기다리고 있었어요 !

     앗, 그 전에, 처음 뵙겠습니다, 가 먼저죠.

       죄송해요'

   '아닙니다……그……정말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염려스러운 기색으로 내 쪽을 바라보는 사신 선생.

 딸은 '염려하지 말아주세요' 라며 기운차게 대답했다.

 

 이렇게 즐거워 하는 듯한 딸의 모습을 보는 것은 오랜만이다.

 

   '시……실례합니다……'

 

 쭈굴쭈굴 고개를 깔며 구두를 벗어 가장자리에 놓고, 가방을 움켜쥐며 복도를 걸어가는 사신 선생.

 계속 새우등인 채다.

 

 

 

 띵ー동.

 

 

 

 다음 방문객.

 현관문을 여니 그곳엔 검은 원피스에 검은 양산을 쓴 젊은 여성.

 보라색 립을 바르고, 생긋 미소를 짓고 있다.

 컬러 렌즈를 낀 것인가 눈동자가 파랗다.

 

   '저……당신은?'

   '애매'

   '네?'

   '애매라고 합니다.

     당신이 민들레 씨신가요?'

   '아……아뇨……저는 아버지입니다'

   '어머, 민들레 씨의 아버지셨군요.

     실례했습니다.

     제 이름은 「애   매」.

     마이라고 불러주세요.'      (애매는 일본어로 '아이 마이'라고 읽습니다)

 

 그녀는 양산을 접고, 치마 끝을 집고 커치 포즈를 취했다.   (치마 끝을 잡고 한 발을 뒤로 빼는 서양식 인사)

 

 뭘까……이 사람.

 진짜로 뭘까.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던 나와 아내를 두고, 줄줄이 방문객이 찾아왔다.

 

   '안녕하심까 ! 달빛 요정 고양이임다 !'

 

 금발의 자못 경박한 느낌의 남자.

 쌀쌀한 날씨인데도 탱크탑을 입고 있다.

 깜짝 놀랄 정도의 미남.

 

   '처음 뵙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동네 야구 거장이라고 합니다.'

 

 기모노 차림의 품격 있어 보이는 고령의 여성.

 이름과의 괴리감이 굉장하다.

 

   '안녕하세요……폭주특급입니다……

     저기, 신고같은 건 안하시죠?'

 

 그렇게 말한 것은 풍채가 든든한 아저씨.

 청바지에 티셔츠라는 많이 거친 용태.

 지저분하게 수염을 맘껏 길렀다.

 머리에는 흰 수건을 감고 있다.

 

   '안녕하세요 ! 사토 요코입니다 ! '

 

 마지막은 초등학생 여자애였다.

 유명 사립 학교의 교복을 입고 있다.

 아무래도 이 아이만 본명인 것 같다.

 

 이래저래 모인 수수께끼의 집단.

 그들의 정체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나에게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건ー배 ! '

 

 주인공 자리에 앉은 딸이 선창하자, 주스가 따라진 컵으로 일동 건배를 한다.

 그리고, 요리에 손을 대면서 즐거운 듯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선생 이번에 그 신작 진짜 좋았어요'

   '그래? 당신 것도 좋았어'

   '나도 그건 최고로 쩔었어요'

   '저도 좋아요 ~! '

 

 연령도 성별도 제각각인 그 집단은 크게 달아올라 있다.

 그 중심에 딸이 있다고 생각하니, 뭔가 이상한 기분이다.

 

   '저기, 부모님들도 이 쪽에 와주세요 ! '

 

 폭주특급이던가 하는 아저씨가 손짓하며 불렀다.

 나랑 아내는 서로 얼굴을 바라보면서도, 가장자리 쪽에 나란히 걸터앉았다.

 

   '이야, 그건 그렇고, 따님 진짜 대단해요 ! '

 

 달빛 요정 고양이던가 하는 젊은 사람이 허물없이 말을 걸어왔다.

 

   '네? 뭐가요?'

   '어라? 모르세요?

     따님, 소설을 써서 투고하고 있어요.

       「소설가가 되어 버리자] 라는 사이트에'

   '……에?'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아무래도 딸은 소설을 쓰고 있는 듯하고, 꾸준히 작품을 인터넷 사이트에 투고하고 있는 듯하다.

 조금 인기가 있는 듯하나, 실제로는, 어떨까?

 

   '딸은 어떤 작품을 쓰고 있나요?'

   '후후후……그녀가 만드는 작품은 실로 예술작품.

     유일무이한 걸작 뿐입니다'

 

 애매씨가 당차게 웃으며 말했다.

 

   '유……유일무이?'

   '누구도 따라할 수 없다는 의미에요.'

     모두가 인정하고 있으니까'

 

 생긋 웃는 얼굴을 띄며 동네 야구 거장 씨가 말했다.

 

   '저 말이죠 ! 저 ! 민들레 씨 작품 진짜 좋아해요 ! '

 

 엄청 들뜬 사토 요코 양.

 의자 위에서 깡충깡충 뛰는 것은 그만 둘 수 없을까.

 

   '…………'

 

 사신 선생이 묵묵히 나를 보고 있다.

 

   '저기, 할 말이라도?'

   '아뇨……그게……실례지만.

     민들레 씨의 아버님은 지극히 평범하시구나 하고'

   '이야, 정말로 실례네요'

   '죄송합니다……그래도……그녀가 너무나 천재적이라.

     틀림없이 아버님도 그……비범한 분이시지 않을까 하고'

 

 음……딸의 평가가 정말 높다.

 대체 어떤 소설을 쓰고 있는 것일까.

 

   '아버님은 민들레 씨의 작품 읽어 보셨나요?'

   '아뇨, 아직 한 번도'

 

「「「「「네에에에에에에⁉」」」」」

 

 일제히 소리를 지르는 일동.

 

   '빨리 읽는 편이 좋슴다 ! 인생 손해보고 계심다 ! '

 

 달빛 요정 고양이가 말한다.

 

   '하아……시간 날 때 읽을게요……

     그래서, 어떤 소설을 쓰고 있어?'

 

 내가 물으니 딸은……

 

   '어……비밀……'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부끄러운 것일까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렇구나……그래도 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되잖아.

     닉네임도 알고 있고……'

   '읽고 싶으면 읽어도 돼.

     그래도, 별점은 달지 마'

   '별점?'

   '자세한 건 이용약관을 읽어'

 

 아무래도 꽤 중요한 문제인 듯이, 딸은 진지한 얼굴로 호소했다.

 별점이라는건 달지 않는 쪽으로 하자.

 

   '저기……아빠, 엄마.

     생일파티 하고 싶다고 한건 말야……

     두 사람을 안심시켜 주기 위해서 였어'

   「「 에? 」」

 

 나와 곁에 있던 아내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무……무슨 말이야?'

   '그게 있지……'

 

 딸은 그 생일파티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그날, 반 친구들을 배웅하러 갔던 딸은, 자신이 노트에 소설을 쓰고 있다는 것을 말했다.

 자신이 쓴 이야기를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말하니, 반 애들은 귀찮은 듯이 대답했다.

 

   '뭐야 그게, 기분 나빠'

 

 그렇게 말한 아이들은 서둘러 집에 돌아갔고, 학교에서도 말을 걸어주는 일은 없었다.

 줄곧 혼자서 책을 읽어 왔던 딸은, 스스로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온 듯하지만,

 그날 이후, 자신의 작품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려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둘러보던 중에 어느 사이트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그것이 '소설가가 되어 버리자' 라는 사이트였다.

 

 이 사이트에선 누구나 자유롭게 소설을 투고할 수 있다.

 딸은 만난 적도 없는, 모르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작품을 투고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무도 봐주지 않았지만, 교류를 거듭하여 점점 많은 독자가 생겨, 친구도 생겼다고 한다.

 

    그것이――

 

   '오늘 초대한 것은, 사이트에서 내가 교류하고 있는 동료들이야.

     줄곧 친구가 생기지 않아서 학교에서도 외톨이였지만,

     나의 작품을 읽어 주는 동료가 엄청 많이 생겼어.

     그러니까……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아빠랑 엄마한테 전하고 싶었어.'

   '설마 너……'

   '응, 그 전에 하던 얘기, 들어버렸어.'

 

 담임 선생에게 들은 얘기를 아내에게 전하던 때의 대화를, 딸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갑자기 생일파티를 하고 싶다고……

 

   '오늘 내 어리광에 어울려 줘서 고마워.

     나를 소중하게 여겨준 엄마 아빠를 정말 사랑해.

       앞으로도 잘 부탁해'

 

 딸이 일어서서, 꾸벅하고 인사를 했다.

 가슴에 벅차오르는 생각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그검다 ! 아직 생일 축하 노래를 안 불렀슴다 ! '

 

 달빛 요정 고양이의 선창으로, 생일 축하 노래를 함께 노래하기 시작했다.

 아내는 눈에 눈물을 한가득 띄우며 케이크을 가져왔다.

 

 

   「「「「「해피 버스 데이 투 유♪」」」」」

 

 

 떠들썩한 노래 소리와, 한 박자 씩 늦는 박수 소리.

 케이크 위에서 불타고 있는 촛불의 빛.

 

 내가 방의 조명을 끄니, 딸의 얼굴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그 표정이 너무나 기뻐보여서, 기뻐보여서……

 나는 입을 억누르며 눈물을 흘렸다.

 

 딸이 한 번에 촛불을 불어서 끄니, 방이 어둠으로 가득 찼다.

 

   '축하해'

 

 누군가 말했다.

 

   '축하해'

 

 또 다른 누군가가.

 

 차례차례 전해지는 '축하해' 라는 말.

 그 하나하나에, 아름다운 마음이 담겨져 있었다.

 

 방에 다시 불을 켰다.

 

 딸은 눈가를 손으로 닦고 있었다.

 미처 닦지 못한 눈물이 턱을 따라, 뚝뚝 테이블에 물방울처럼 떨어지고 있었다.

 

   '고마워……'

 

 흑흑 흐느끼며 딸은 말했다.

 

 그녀는 오늘, 14살이 되었다.

 

 

소설가가 되자(小説家になろう)    たらこくちびる毛  작가님

娘の誕生日会に誰も来なかっ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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